"딥페이크 범죄 : 기술의 그림자와 그에 맞서는 우리의 자세"
디지털 혁신은 인간의 상상력을 구현하는 거대한 엔진입니다. 하지만,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도 짙어지기 마련이죠. 오늘 우리는 ‘딥페이크 범죄’라는, 기술이 만든 어두운 그늘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 그 실체를 정리하고, 실질적인 예방책까지 살펴보도록 하자.
1. 딥페이크, 무엇이 문제인가?
딥페이크(Deepfake)는 ‘딥러닝(Deep Learning)’과 ‘페이크(Fake)’의 합성어입니다. 인공지능이 사람 얼굴, 목소리, 심지어 행동까지도 정교하게 모방할 수 있게 만든 기술이죠.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영화 제작이나 게임 산업 등 창조적인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곧 불편한 진실이 드러났습니다. 기술은 도구일 뿐, 방향은 사용하는 인간이 정하는 법이지만 악의적인 목적으로 딥페이크를 사용하는 사례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입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분야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음란물 합성
연예인이나 일반인의 얼굴을 도용해 음란물에 합성하는 범죄는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둘째, 허위 정보 생산
정치인, 기업인 등의 가짜 영상을 제작하여 여론을 조작하려는 시도가 발생했습니다.
셋째, 개인 사기 및 협박
타인의 얼굴을 사용해 금전을 갈취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방식입니다. 딥페이크 범죄는 단순한 장난이 아닙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직접적으로 침해하고, ‘사회적 신뢰’를 붕괴시키는 심각한 위협입니다.
2. 기술이 이토록 진화했는데, 법은 따라잡고 있는가?
여기서 솔직히 말씀드려야 합니다. 법은 여전히 뒤처져 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개정되어 딥페이크 음란물 제작·유포를 처벌하고 있습니다(2021년 4월 시행, 이후 2024. 10. 16. 개정). 하지만 문제는 비영리 목적 제작은 처벌이 어렵고, 탐지 및 삭제에 막대한 시간이 걸리며, 국제 범죄로 번질 경우 법적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범죄자들은 인터넷을 방패 삼아 ‘치고 빠지는’ 전략을 쓰고 있고, 우리는 늘 한 발 늦게 쫓는 상황입니다.
최근 검찰과 경찰은 수사단계에서 성적 수치심 유발 정도가 심한 중한 아동•청소년 대상 허위영상물, 영리 목적 허위영상물 제작사범은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하고 허위 영상물 제작 과정에 불법촬영 등 추가 범죄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범행 전모를 규명하여 엄단하겠다고 하였는데,
현행 법률 가운데 딥페이크를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은 성폭력 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 14조의 2와 같은법 14조의 3이다. 이 조항은 지난 2019년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불법 음란물이 대량 유포된 이른바 ‘N번방’ 사건이 터진 뒤에야 만들어졌다. 허위 영상물 반포(頒布·널리 퍼뜨림) 등을 처벌하는 규정으로,
사람의 얼굴·신체 또는 음성을 대상으로 한 촬영물 및 영상물 또는 음성물 등 영상물등을 해당 영상물등의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합성하거나 가공(편집등)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위 편집물, 합성물, 가공물 등 편집물등과 복제물을 반포등을 한 자도 동일하게 처벌하며, 영리목적으로 반포등을 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위 편집물등 또는 복제물을 소지, 구입, 저장 또는 시청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위 편집물등 또는 복제물을 이용하여 사람을 협박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024. 10. 16. 개정)
3.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쯤에서 중요한 결론에 도달합니다. "법이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 스스로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
당연한 얘기 같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각심 없이 인터넷 세상을 떠돌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예방법을 정리해보겠습니다.
(1) 온라인 정보 관리
SNS에 사진, 영상, 음성 파일을 무분별하게 올리지 마세요. 특히 정면 얼굴, 고화질 영상, 자연스러운 목소리는 딥페이크 학습에 최적의 재료가 됩니다. 공개 범위를 철저히 설정하고, 친구만 볼 수 있도록 제한하세요.
(2) 디지털 워터마킹 활용
최근에는 사진이나 영상에 ‘디지털 워터마크’를 삽입해 무단 도용을 막는 기술이 등장했습니다. 워터마크는 겉으로 보이지 않지만, 추적과 법적 증거 확보에 매우 유용합니다.
(3) 딥페이크 탐지 툴 활용
딥페이크 탐지 프로그램들이 상용화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Microsoft의 "Video Authenticator", 미국 국토안보부가 지원하는 "Sensity AI" 같은 툴이죠. 특히,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는 반드시 이러한 탐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4) 피해 발생 시 즉각 대응
딥페이크 범죄 피해를 입었다면 즉시 증거를 확보하고 경찰에 신고해야 합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같은 기관에 즉시 삭제 요청 및 법률 지원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5) 교육과 인식 개선
무엇보다, 초등학교부터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내 정보는 나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깔려야 합니다.
4.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조심스럽지만, 저는 딥페이크 범죄가 앞으로도 계속 진화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생성형 AI의 급속한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딥페이크는 ‘더 빠르고, 더 정교하고, 더 광범위하게’ 퍼질 것입니다. 아마 머지않아, 실시간 딥페이크 화상통화 범죄까지도 등장할 겁니다.
하지만 비관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술은 칼일 뿐, 인간의 윤리가 손잡이를 쥐고 있습니다. 우리가 먼저 깨어 있고,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끊임없이 제도를 개선해 나간다면, 결국 이 싸움에서도 승리할 수 있습니다. "기술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다만, 기술을 모른 척할 권리는 없다."
[참고자료 및 근거]
법무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 (2021)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딥페이크 피해 예방 가이드라인」 (2023)
Microsoft, 「Video Authenticator」 소개 자료 (2020)
Sensity AI, 「딥페이크 위협 보고서」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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