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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이중성]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리웠어, 그 말이 나를 살게 했으니까

세컨쉼터 2025. 4. 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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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보이지 않지만, 그 파장은 사람의 삶을 바꾼다. 어떤 말은 칼보다 날카롭고, 어떤 말은 햇살보다 따뜻하며, 어떤 말은 빵보다 절실하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말을 주고받으며 살아가지만, 정작 말의 무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순간은 드물다. 그러나 말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다. 그것은 누군가의 마음을 찢기도 하고, 어둠 속을 비추는 등불이 되기도 하며, 때로는 삶을 이어주는 생명줄이 된다.

먼저, 말은 칼이 될 수 있다. 누군가의 뼛속까지 파고드는 말은 육체의 상처보다 오래 남는다. 특히 가까운 이에게서 나온 말은 방패가 아니라 칼이 되어 날아든다. "너는 안 돼", "넌 늘 그래", "다 너 때문이야" 같은 말들은 단순한 지적이나 감정 표출을 넘어,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삶의 자존을 흔든다. 이처럼 부주의하거나 악의 섞인 말은 칼날처럼 상대를 베고, 심지어 그 사람의 인생 방향까지 틀어버릴 수 있다.

하지만, 말은 동시에 빛이 될 수도 있다. 칭찬, 격려, 위로의 말은 사람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준다. “너라면 해낼 수 있어”, “괜찮아, 넌 이미 잘하고 있어”, “내가 너를 믿어”라는 말은 어두운 방 안에서 문득 창문을 여는 것 같은 힘이 있다. 그 빛은 감정의 얼음을 녹이고, 꺼져가던 희망의 불씨를 되살린다. 말은 때로 행동보다 더 큰 위로가 되고, 눈물보다 더 깊은 공감을 전한다. 그 한 마디에 삶이 다시 걸음을 시작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 말은 밥이 되기도 한다. 여기서 말은 단지 비유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말로 생계를 이어가는 이들이 있다. 강연가, 작가, 상담사, 교사, 방송인, 변호사, 크리에이터… 그들은 말로 살아간다. 말은 그들에게 노동의 도구이자, 생존의 수단이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경제적 의미를 넘어선다. 말로 누군가를 가르치고, 설득하고, 돌보고, 살리는 그 모든 행위는 결국 ‘밥’이자 ‘생명’이다. 말이란 것은 곧 삶을 구성하는 재료가 되며, 공동체를 이어주는 영양소가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말이라는 재료를 어떻게 써야 할까? 말은 언제든 칼, 빛, 밥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말의 형태가 아니라 말하는 이의 태도다. 의도 없는 말은 칼이 되기 쉽고, 진심 어린 말은 빛이 되기 쉽다. 말이 밥이 되기 위해서는 훈련과 성찰이 필요하다. 나의 말이 누구를 겨누고 있는지, 누구를 일으키고 있는지, 누구의 생명을 살리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말을 가볍게 소비해서는 안 된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하루를 지옥으로 만들 수도, 천국으로 바꿀 수도 있다. 말은 일회용이 아니다. 말은 기억 속에 남고, 몸에 새겨지고, 삶에 작용한다. 그러므로 말은 선택이 아니라 책임이다.

한 마디 말로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면 우리는 말의 힘을 두려워해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말의 가능성을 믿어야 한다. 말은 칼일 수 있지만, 우리는 그것을 펜으로 바꿀 수도 있다. 말은 빛이 될 수 있고, 우리는 누군가의 길을 비춰줄 수 있다. 말은 밥이 되고, 우리는 서로를 먹여 살릴 수 있다. 결국, 말은 우리 안에 숨은 가장 강력한 도구이며, 가장 섬세한 예술이다.
그 예술을 어떻게 쓸 것인가는, 오직 우리 말하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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